언젠가 드라마 '우리들만의 블루스'에서 극중 신민아 님의 연기를 보다가 매우 공감한 적이 있습니다. 바로 '우울'이라는 감정을 비유한 장면이었습니다. 신민아 님은 극중에서 '우울증'을 앓고 있는 역할이었습니다. 그녀가 자신의 우울한 감정에 대해, 오랜 시간 벗어나기 힘들었던 시간들을 극중 이병헌 님에게 이야기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이병헌이 짧은 위로의 말을 해 주고 나간 뒤에 신민아 님이 집에 혼자 남아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우울한 마음이 들었는지 신민아 님이 슬픈 표정을 짓기 시작하자 아파트 거실의 불이 탁 꺼집니다. 거실의 불이 꺼지자 아파트 외부에 있던 가로등과 모든 불빛들도 사라져버리더군요. 그녀가 느끼고 있는 우울감이 어떤 느낌인지 그 장면이 매우 잘 표현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신기한 일이 일어나죠. 자신의 이야기에 대해 대단한 내용은 아니었지만 신민아의 마음에 공감해주던 이병헌이 해 준 조언을 떠올리자 갑자기 거실에 불이 켜집니다. 그리고 세상은 다시 밝아집니다. 우울의 상태를 잘 표현한 장면이었으며, 짧은 위로라도 공감과 위로가 주는 힘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던 장면이었습니다. 평생에 감기 한 번도 안 걸리는 사람은 없습니다. 여기 마음의 감기를 앓고 있는 누군가에게 '마음닥터'가 전하는 희망의 내용이 담긴 책을 소개합니다.
- 저자
- 정혜신
- 출판
- 해냄출판사
- 출판일
- 2018.10.10
작가 소개: 정신과 의사에서 '마음닥터'가 되기까지
정혜신 박사는 30여 년간 정신과 전문의로 활동하며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해 온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정신건강 전문가입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진도와 안산에서 유가족들을 돌보며 '치유자'로서의 새로운 길을 걷게 되었고, '마음닥터'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기존의 정신의학적 접근방식에 의문을 제기하며, 인간의 마음을 보다 전인적으로 이해하고 치유하는 방법을 모색해 왔으며, 특히 트라우마에 대한 그녀만의 독특한 시각과 치유 방법론은 많은 이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정신과 전문의가 전하는 '당신이 옳다' - 정혜신의 트라우마 치유 이야기
당신의 우울은 잘못이 없습니다.
'당신이 옳다'는 단순한 심리 치유서가 아닙니다. 이 책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트라우마와 그로 인한 고통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합니다. 저자는 우울증, 불안, 공황장애 등 현대인의 정신적 고통이 단순한 '질병'이 아니라, 삶의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할 수 있는 '반응'이라고 설명합니다.
책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제목 그대로 "당신이 옳다"입니다. 저자는 우리의 감정과 반응이 모두 타당하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슬픔, 분노, 불안 등의 감정은 잘못된 것이 아니라, 우리 몸과 마음이 보내는 중요한 신호라는 것입니다.
트라우마는 '멈춤'이다
정혜신 박사는 트라우마를 단순한 '상처'가 아닌, '멈춤'으로 정의합니다. 우리가 겪는 많은 정신적 고통은 사실 자연스러운 거라고 말합니다. 마치 컴퓨터가 과부하가 걸렸을 때 멈추는 것처럼, 우리의 마음도 감당하기 힘든 상황에서 잠시 '멈출' 수 있다는 거죠.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은 그 순간에 멈춰있게 되며, 이는 잘못된 것이 아닌 자연스러운 반응이라고 설명합니다.
억제하지 말고 충분히 느끼는 게 중요하다
우리는 '멘탈 관리'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됩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마인드 컨트롤... 감정에 휘둘리지 말고, 이성의 끈을 놓지 말고 마음과 생각을 지키라는 조언을 듣곤 합니다. 하지만 정혜신 박사는 "느껴도 괜찮아, 다 느껴봐" 라고 말합니다. 어쩌면 우리에게 필요한 건 감정을 억누르는 게 아니라, 충분히 느끼는 것일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연결될 때 치유된다
SNS 팔로워는 많은데 정작 마음 털어놓을 사람 한 명 없는 게 요즘 세상입니다. 정혜신 선생님은 진정한 치유는 '연결'에서 온다고 말합니다. 누군가와 진심으로 마음을 나누는 경험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타인과의 진정한 관계 형성을 통한 치유 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이 책의 특별한 가치
1. 전문가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통찰
정신과 전문의로서의 30년 경력과 세월호 유가족 치유 경험이 결합된 저자의 통찰은 매우 깊이 있고 실제적입니다. 이론적 설명을 넘어 실제 사례와 경험을 바탕으로 한 설명은 독자들에게 큰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2.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
기존의 정신의학적 접근에서 벗어나, 인간의 마음을 보다 전인적으로 이해하고 치유하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 증가하는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3. 실천적 대안 제시
단순한 이론이나 위로를 넘어,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치유 방법을 제시합니다. 독자들은 책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돌보는 실질적인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또한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 차원의 치유 가능성을 제시함으로써,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줍니다.

우리가 놓치기 쉬운 우울증의 신호들
<감정적인 변화>
매사에 기쁨을 느끼기 어려워요
자꾸 눈물이 나고 슬픈 감정이 들어요
작은 일에도 짜증이 나고 화가 나요
모든 게 귀찮고 의미 없게 느껴져요
<신체적인 변화>
잠자는 패턴이 바뀌어요 (너무 많이 자거나 거의 못 자거나)
식욕이 확 줄거나 오히려 폭식을 해요
이유 모를 두통이나 소화불량이 생겨요
몸이 무겁고 기운이 없어요
< 일상생활의 변화>
전에는 좋아하던 취미도 이제는 재미없어요
친구들 만나는 게 부담스러워요
집중력이 떨어지고 일이 잘 안 풀려요
사소한 결정도 하기 어려워요